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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권공모전 수상작] 그림자로부터 작성자 인권센터 인권상담실
작성일 2021-02-10    

그림자로부터

 

 

인권공모전 수상작1 채익현

 

 

 

네가 손바닥만 한 몸으로 세상을 향해 첫 울음을 터뜨릴 때 나도 태어났다.

나는 네 뒤에서 너와 영원히 함께 하기를

 

네가 빨라진 걸음으로 하늘을 향해 꽃을 들어 올릴 때 나도 손을 올렸다.

나는 네 뒤에서 묵묵히 버텨내기를

 

어느날 네가 까마득한 극야에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숨어버렸다.

나는 너에게 잊혀진 존재, 빛이 들지 않는 어둠으로 들어가면 사라니까

나는 네가 뒤돌아봐주기를

 

맑게 갠 하늘에 햇볕이 너의 몸을 감쌀 때 나는 고개를 들었다.

새로 나온 새싹이 어두운 땅속에서의 세상을 피해 한껏 움츠려 있던 기억을 잊은 듯 안 잊은 듯 피어나듯이

나는 너의 발끝에서 따스한 빛줄기를 맞이했다.

나는 다시 너와 함께 있기를

 

돌에 걸려 넘어졌을 때의 너의 찢어진 무릎에 빨간 아픔이 묻어있던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주저앉았었던 때의 너의 쳐진 어깨를 돌려 나와 마주했던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나는 너의 곁에 언제나 있었고 너의 지침에 위로해줄 이를 기다린다면 나를 찾아주기를

그 이후에 나는 잊혀도 괜찮다. 잊혀도 괜찮다. 이 햇볕이 계속될 때까지

 

극야 : 고위도 지역에서 겨울철에 해가 뜨지 않고 밤만 지속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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